
봄, 가을에 트레킹을 하거나 등산을 가면 꽃구경, 단풍구경을 해서 눈이 호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하의 기온이 아니라면 겨울에 해보는 트레킹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조금 걷다가 보면 몸이 서서히 따뜻해지면서 혈액순환에도 좋고 한 시간 이상 걸으면 더워서 점퍼를 벗기도 한다. 그래서 트레킹을 할 때에는 얇고 보온이 잘되는 옷들을 겹쳐 있는 걸 추천한다.
춥다고 움츠려 있지만 말고 괜찮은 코스가 있다면 날을 잡아서 한 번 도전해 보자.
주말에 부산에 있는 해파랑길 1코스의 한 부분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다녀왔다.
해파랑길 1코스는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해운대 미포까지로 거리가 무려 17.8km다.
신랑과 둘만 걸을 계획이었다면 쉬다 가다 어떻게 도전을 해보았겠지만 초등생 아들이 걷기에는 무리라 우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시작해서 해안산책로를 따라서 어울마당을 지나 용호동 W스퀘어까지를 코스로 정했다.
오륙도에 도착을 해서 간단히 주위를 둘러보고 화장실을 갔다가 해파랑길로 출발했다.
첫 구간부터 경사가 정말 심해서 속으론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처음엔 속도를 낼 수가 없어서 아주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조금 오르다 보면 다시 내리막처럼 서서히 내려가는 코스가 있고 그러다가 또 올라가고 또 내려가고,,, 중간중간에 나무로 만들어 놓은 계단도 꽤 있다.
가다가 보면 한 구간에서 갈맷길과 겹쳐지는 부분이 있는데 바다를 옆으로 두고 쭉 걷는데 경치가 정말 일품이다. 중간중간 전망대도 있고 위에서 밑으로 내려다보는 바닷물이 너무 맑고 깨끗했다.



농바위라는 바위도 있는데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모습이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농바위를 조금 지나면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장사를 하시려고 무거운 아이스박스를 메고 여기까지 오시는 수고가 대단하시다고 생각했다. 여름에는 오히려 빨리 녹아서 장사하시기가 더 힘들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해봤다.
추운 날씨에 웬 아이스크림 하겠지만 속도를 내서 걷다 보면 더운데 산에서 먹는 차가운 아이스크림이야 말로 정말 꿀맛이다. 한 참을 그렇게 걷다가 내려오면 어울마당이 나오는데 거기에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작은 매점 하나가 있다. 독점이다 보니 물건값이 비싸고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다. 고로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는 꼭 챙겨서 가는 걸 추천한다.
우리는 준비 없이 가서 삶은 달걀과 커피, 마실물을 샀다.
할머님이 플라스틱 테이블에 엄청 화려한 오래된 카펫을 덮어 놓았는데 눈에 확 들어왔다. ㅋㅋ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의자에 앉아서 바라보는 광안대교와 마린시티의 모습이 꽤 근사했다.




이젠 더 이상 오르막길은 없고 내려갈 길 만 남아서 더 행복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본인은 제주도를 참 좋아하고 수도 없이 갔다 오셨고 이쁘다는 곳은 거의 다 가보신 것 갔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기대 해안산책로는 제주도의 어떤 아름다운 해안도로보다 더 멋지다고 하시며 본인은 이기대를 자주 가신다고 하시면서 꼭 한 번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이번에 이기대를 다녀오고 나서 기사님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정말 실감이 났다.
다음번에는 용호동에서 출발 오륙도 방향으로 넘어가는 코스로도 한 번 더 가보고 싶다.
가족, 연인, 친구와 부산 데이트 코스로 꼭 추천하고 싶다.